슬픔과 혼란이 뒤섞인 연말입니다. 창간호 인사가 며칠 전 같은데, 어느 새 2024년 마지막 호를 발행하고 있네요. 속속 독자라면 이미 잘 아시겠지만, 속초가 대한민국 문화도시에 최종 선정되었습니다. 새해부터 3년간 속초는 고성, 양양과 함께 문화도시의 기반을 닦는 사업들을 진행하게 됩니다. 

속초가 문화도시를 준비하기 시작한 게 벌써 7년째입니다. 속초시에 문화도시 사업을 제안했던 김종헌 전 속초양양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속초의 정체성을 찾아 나선 7년의 여정’을 통해 시민이 바라본 문화도시 속초에 대한 회고와 전망을 이야기합니다. 문화도시 추진위원, 예술가, 시민 활동가, 문화재단 이사 등 복잡한 직함과 정체성을 가진 그에게 문화도시 사업은 ‘기회이자 새로움’입니다. 그가 문화도시를 준비하는 동안 속초에 생긴 변화를 정리하며 대한민국 문화도시 사업에서도 좋은 결과를 확신하는 것은 새로운 도시 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열정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문화도시 사업에서 속초는 고성, 양양과 함께 광역연계 사업을 실행합니다. 양양문화재단 전주병 사무국장은 ‘속고양, 하나의 문화권을 가로지르는 문화도시를 꿈꾸다’를 통해 양양군의 시선에서 본 광역연계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속고양은 지리, 역사, 문화적으로 동일한 권역입니다. 생활권은 물론, 수복지역의 아픔, 설악산과 동해의 자연환경과 먹거리, 말투와 사람들의 기질마저 비슷한 영북의 특별함을 잘 살려낸 새로운 도시문화 창출을 기대하게 됩니다. 

속초가 음식문화도시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계시죠? 올해 속고양 컬리너리 개발 공모를 통해 지역의 크리에이터들을 만난 더루트컴퍼니의 김지우 대표는 ‘속초, 고성, 양양, 컬리너리 도시로 가는 길’에서 미식 도시의 길을 세 가지로 정리합니다. 첫째는 사람이 남는 도시, 둘째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식문화 자원 발굴, 마지막은 1차 생산부터 3차 서비스업과 유통에 이르는 식문화 밸류체인을 만드는 것입니다. 스페인의 미식도시 산 세바스티안의 바스크 컬리너리 센터부터 도루묵, 양미리의 어획량, 임실군의 치즈마을까지 다양한 사례를 통한 제안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속초문화도시센터가 올해 진행한 사업들의 의미도 짚어봅니다. ‘문화로 마음을 잇고 안녕을 묻는 시간’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역문화진흥원이 추진하는 ‘문화로 사회연대’ 사업을 다루고 있습니다. 외로움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암초 중 하나입니다. 사업을 담당했던 문화시민팀의 전가영 팀장은 문화예술을 외로움 관점에서 접근해 문화와 커뮤니티의 힘과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문화를 나르는 엽서 한 장의 힘!’은 문화나름집 사업에 참여한 그리운 보리밥 이진여 대표의 글입니다. 속초의 문화예술 소식을 담은 엽서를 통해 시민과 관광객들을 만나는 사업의 진행과정과 참여한 가게 주인장 인터뷰를 함께 담아 프로젝트의 의미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속속은 당분간 휴식에 들어갑니다. 이후 대한민국 문화도시 속초의 전반적인 미디어 사업 방향에 따라 형식과 내용을 달리해 선보일 예정입니다. 2024년 독자 여러분 덕에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새해맞이 기운차게 하시기 바랍니다.